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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북리뷰-IT] AI를 움직이는 수학 이야기 (한빛미디어, 2025)

by 눈부셔™ 2026.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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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IT] AI를 움직이는 수학 이야기 (한빛미디어, 2025)

아침에 출근해 전산 배치를 확인하고, 전일 마감 오류 로그를 훑어보며 하루를 시작하는 

은행 IT 개발자의 일상은 겉으로 보기엔 숫자와 코드의 세계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깊이 들어가 보면, 그 모든 시스템 뒤에는 “왜 이렇게 설계되었는가”라는 질문이 늘 따라옵니다. 

 

저는 은행 IT부서에서 20년간 코어뱅킹 개발자로 일하며 수신·여신·펀드·카드 등 은행업무 전반을 경험했고,

디지털전략부서에서 현업 관점도 함께 겪어 왔습니다.

최근 디지털 채널을 중심으로 가장 자주 마주치는 화두는 단연 “AI 기반 추천”입니다.

 

이 질문 앞에서 만난 책이 바로 한빛미디어의 『AI를 움직이는 수학 이야기』였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AI를 소개하는 교양서도 아니고, 코드를 앞세운 기술서도 아닙니다.

오히려 그 중간 어딘가에서, 우리가 매일 쓰는 서비스의 “뼈대”가 되는 수학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듭니다.

[북리뷰-IT] AI를 움직이는 수학 이야기 (한빛미디어, 2025)

 

AI의 마법을 걷어내고, 구조를 보게 만드는 책

이 책이 다루는 주제는 매우 익숙합니다. 

검색, 상품 추천, 이미지 인식, 문장 생성, 음성 분석, 위치 측정. 우리가 하루에도 수십 번 사용하는 기술들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이 기술을 어떻게 쓰는가”가 아니라, “왜 이런 방식으로 작동할 수밖에 없는가”를 묻습니다.

구글 검색이 왜 벡터와 행렬의 문제인지, 

유튜브 추천이 왜 코사인 유사도와 미분으로 설명되는지, 

챗GPT의 문장 생성이 왜 확률과 행렬 연산의 조합인지, 

GPS가 왜 상대성 이론까지 끌어와야 정확해지는지를 차근차근 풀어냅니다. 

 

중요한 점은, 이 모든 설명이 코드 없이도 이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수식은 많지만, 맥락 없는 공식 암기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학이 등장하는 순간”을 보여 줍니다.

 

 

전체 구성 요약 : 서비스 → 수학적 모델 → 사고의 확장

책은 총 6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어요.


● CHAPTER 01 정보 검색 : 검색 품질을 평가하는 정밀도·재현율부터 TF-IDF까지, 검색이라는 행위가 사실은 벡터 공간에서의 거리 계산이라는 점을 이해하게 합니다.

  CHAPTER 02 상품 추천 : 평가 행렬, 협업 필터링, 코사인 유사도, 행렬 인수 분해, 경사 하강법까지 추천 시스템의 핵심을 깊이 다룹니다.

  CHAPTER 03 이미지 분류 : CNN과 합성곱, 오차 역전파를 수학적으로 해석합니다.

  CHAPTER 04 문장 생성 : 트랜스포머와 어텐션을 행렬 연산 관점에서 설명합니다.

  CHAPTER 05 음성 분석 : 푸리에 변환이라는 고전 수학이 AI 음성 인식의 기반임을 보여 줍니다.

  CHAPTER 06 위치 측정 : GPS가 왜 상대성 이론까지 고려해야 하는지 설득력 있게 풀어냅니다.


이 중에서 은행원인 저에게 가장 강하게 와닿은 챕터는 단연 CHAPTER 02 ‘상품 추천을 가능하게 하는 수학’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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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원 시선에서 본 챕터2 "추천"은 윤리와 수학의 문제다

은행에서 상품 추천은 단순히 “많이 팔기”의 문제가 아닙니다. 

고객에게 적합하지 않은 상품을 추천하는 순간, 

그것은 민원과 불완전판매, 나아가 금융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늘 이렇게 생각해 왔습니다.

“추천 알고리즘은 기술 문제가 아니라 철학과 책임의 문제다.”

이 책의 2장은 바로 이 고민을 많이 하게된 챕터입니다.

1) 평가 행렬 : 고객을 숫자로 환원하는 첫 단계
책은 가장 먼저 평가 행렬을 소개합니다. 사용자 × 상품의 행렬로, 각 칸에는 평가값이 들어갑니다.
은행 업무로 치면,
고객 × 예금상품
고객 × 카드
고객 × 펀드
와 같은 구조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대부분의 칸이 비어 있다는 점입니다. 고객은 모든 상품을 경험하지 않습니다. 

이 “결손값”을 어떻게 예측할 것인가가 추천의 핵심입니다.

2) 협업 필터링과 코사인 유사도 : “나와 비슷한 고객은 누구인가”
책은 사용자 기반 협업 필터링을 통해 “비슷한 사용자”를 찾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이때 등장하는 개념이 내적과 코사인 유사도입니다.

이 설명을 읽으며 저는 자연스럽게 은행의 CRM 데이터가 떠올랐습니다.
연령, 소득, 거래 빈도, 상품 보유 현황, 디지털 채널 이용 패턴…
이 모든 것은 결국 다차원 벡터입니다.

코사인 유사도는 “크기”가 아니라 “방향”을 비교합니다. 이는 금융에서 매우 중요한 통찰을 줍니다.
자산 규모가 크다고 해서 반드시 같은 성향은 아니라는 점,
거래 금액이 작아도 패턴이 유사하면 같은 군집에 속할 수 있다는 점 말입니다.

3) 중심화와 편향 제거 : 불완전판매를 막는 수학적 장치
책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 중 하나는 중심화(centering)입니다.

사용자마다 평가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평균을 제거해 비교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이 개념은 금융상품 추천에 그대로 적용됩니다.
어떤 고객은 보수적인 상품만 선택하고, 어떤 고객은 공격적인 상품만 선택합니다. 이를 그대로 비교하면 왜곡이 발생합니다. 

중심화는 이런 개인적 편향을 제거하고, “성향” 자체를 비교하게 만듭니다.

저는 여기서, 수학이 단순한 계산 도구가 아니라 금융 윤리를 지키는 장치가 될 수 있음을 느꼈습니다. ㅋ

4) 행렬 인수 분해와 최적화 : 추천은 결국 ‘추정’이다
책 후반부에서는 행렬 인수 분해와 손실 함수, 경사 하강법이 등장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메시지는 이것입니다.

“추천은 정답을 맞히는 문제가 아니라, 오차를 최소화하는 문제다.”

은행 IT에서 모델을 설계할 때 가장 위험한 태도는 “이 모델이 맞다”라고 확신하는 것입니다. 

이 책은 끊임없이 잔차와 오차를 드러내며, 모델이 가진 한계를 인식하게 합니다. 

이는 현업에서 AI를 다루는 데 반드시 필요한 태도입니다.

5) 세런디피티 : 수학 너머의 인간
2장의 마지막에서 다루는 세런디피티는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아무리 수학적으로 완벽해도, 사용자가 “의외의 발견”을 하지 못한다면 추천은 재미없고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금융 상품 추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고객의 과거만 반복하는 추천은 안전해 보이지만, 성장을 막을 수 있습니다.
수학 모델을 이해해야만, 어디까지 자동화하고 어디서부터 사람의 판단을 개입시켜야 하는지도 판단할 수 있습니다.

 

 

"왜" 에 끝까지 답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일관되게 “왜”를 놓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시중의 많은 AI 원리 책들은 “이런 알고리즘이 있다”에서 멈춥니다.
혹은 코드 예제로 넘어가며 이해하지 못하면 따라 치기만 하게 만듭니다.

반면 이 책은,
왜 벡터로 표현해야 하는지
왜 내적이 필요한지
왜 미분이 등장하는지
왜 최적화 문제가 되는지

 

를 끝까지 설명합니다.

특히 중간 계산 과정을 생략하지 않는 점은, 학창 시절 수학에서 좌절했던 독자에게도 큰 배려입니다. 저처럼요 ㅎ

 

 

다른 AI 원리 책과의 차이점

목차만 보면 대학 전공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서비스 사례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각 장의 ‘Lesson’과 ‘Column’은 숨 고르기 역할을 하며, 생각을 확장하게 만듭니다. 

특히 부록의 상대성 이론과 푸리에 변환은 “여기까지 설명한다고?” 싶을 정도였어요.

  • 코드 없음 : 구현이 아닌 이해에 집중
  • 수학의 흐름 강조 : 공식 암기 최소화
  • 범위의 넓이 : 추천 → 이미지 → 언어 → GPS → 상대성 이론
  • 블랙박스 해체 : “설명 불가능하지 않다”는 용기

 

코어뱅킹 개발자의 시선이 바뀌다

20년간 코어뱅킹을 다루며 저는 늘 안정성과 정확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왔습니다. 

AI는 어딘가 불안정하고 통제하기 어려운 존재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AI 역시 우리가 익숙한 수학과 최적화의 연장선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특히 상품 추천을 다루는 2장은, 앞으로 금융 IT에서 AI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한 기준점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도입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니라, “어디까지 맡기고, 무엇을 감시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AI를 움직이는 수학 이야기』는 AI를 잘 쓰기 위한 책이 아니라, AI를 두려워하지 않기 위한 책입니다.
은행원, 개발자, 기획자 모두에게 이 책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사고의 틀을 제공합니다.

 

AI 시대라고 해서 수학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더 깊숙이, 더 넓게 우리 일상과 업무 속으로 스며들었습니다. 이 책은 그 사실을 정직하게 보여 줍니다.

만약 여러분이
AI 추천 결과를 그대로 믿기 불안하다면,
금융 상품 추천의 책임을 고민하고 있다면,
기술을 도구가 아니라 구조로 이해하고 싶다면,

 

이 책을 직접 펼쳐 보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읽으며 떠오른 생각을, 여러분의 경험과 함께 나눠 보시길 바랍니다.

그 대화 자체가, 이미 AI 시대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역량일 테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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